미국 전 대통령 트럼프가 대규모 석유 채굴 재개를 공언한 가운데, 세계 원유 시장은 공급 과잉의 압박에 직면하고 있다. 트럼프는 재임 후 미국 셰일 오일 기업들이 생산량을 대폭 증가시키도록 추진하며 유가를 낮출 것을 약속했다. 그러나 업계 분석에 따르면, 트럼프가 실천에 나선다 해도 석유 생산량 증가 폭은 예상에 미치지 못할 수 있으며, 공급 과잉이 목표 달성을 저해할 수 있다고 한다.
셰일 오일 생산 증가율 둔화
시장 분석에 따르면, 미국의 석유 생산량은 지난 2년간 연속으로 기록을 세웠으나, 2023년부터 2025년까지는 증가율이 하루 25.1만 배럴에 그칠 것으로 예상되며, 이는 2020년 팬데믹으로 인한 감산 이후 최저 증가 폭이다. 트럼프는 연방 토지 개방과 기타 조치를 통해 생산량을 자극할 계획이지만, 석유 생산은 탐사에서 개발, 인프라 구축에 이르기까지 오랜 시간이 소요되므로, 대부분의 추가 생산 능력은 그의 임기 종료 후에나 실현될 가능성이 있다.
엑슨모빌(XOM.US), 셰브론(CVX.US), 코노코필립스(COP.US)와 같은 대기업들은 여전히 증산을 계속하고 있지만, 독립 생산자들은 대개 제한된 성장 계획을 유지하고 있다. 예를 들어, Diamondback Energy와 Devon Energy는 2025년까지 생산량 증가율이 2% 미만이 될 것으로 예상되며, Occidental Petroleum의 CEO Vicki Hollub은 미국 셰일 오일 생산 능력의 중기 성장이 둔화되고 있다고 경고했다.
공급 과잉 도전 과제 심화
한편, 국제에너지기구(IEA)는 2025년까지 세계 원유 공급 과잉이 하루 100만 배럴에 달할 것이라고 예측하며 시장 압박을 더욱 가중시키고 있다. 맥쿼리 그룹의 데이터에 따르면, 미국의 올해 말 석유 일일 생산량은 1390만 배럴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며, 이는 미국 에너지부의 추정치보다 5% 높다. 이 증가 폭과 가이아나, 브라질, 캐나다의 추가 생산량 결합은 향후 몇 년간 공급 과잉의 기초를 마련할 것이다.
분석가들은 트럼프의 선거 캠페인에서 강조한 '대규모 채굴' 전략이 역효과를 낼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한다. 더 많은 연방 토지를 석유 탐사에 개방하는 데는 수년이 걸릴 수 있으며, 미중 무역 전쟁과 같은 정책은 석유 수요를 추가로 약화시킬 수 있다. 또한 WTI 원유 가격은 올해 이미 3% 이상 하락했으며, 시장에서는 공급 과잉에 대한 우려가 뚜렷하게 증가하고 있다.
산업 인수합병 회오리 속 독립 기업 약화
지난 2년간 미국 석유 산업은 엑슨모빌의 파이오니어 내추럴 리소스 인수, 옥시덴털 페트롤리움의 CrownRock 인수 등을 포함한 인수합병 물결을 겪었다. 이러한 인수합병은 독립 생산자들의 시장 점유율을 더욱 줄이고, 자본 지출을 더욱 집중시키며 산업의 성장 패턴을 변화시켰다.
S&P 글로벌 커머더티 인사이트의 부사장 Raoul LeBlanc는 유가의 변동성이 생산량 증가를 제약하는 핵심 요소가 되었다고 설명한다. 그는 "70달러 유가에서는 독립 셰일 오일 기업들이 발전과 현금 흐름의 균형을 이루지만, 60달러 수준에서는 주주 배당을 우선으로 고려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미래의 불확실성
미국은 지난 몇 년간 세계 최대 석유 생산국의 자리를 굳건히 했으며, 하루 평균 석유 생산량이 사우디아라비아보다 약 50% 초과하고 있으나, 이 선도적 위치는 도전에 직면해 있다. 트럼프가 제안한 정책이 실행에 어려움을 겪을 가능성 속에서, 미국의 석유 산업은 시장 압박과 정책 지연 사이에서 계속해서 균형점을 찾고자 할 것이다.
트럼프의 에너지 전략이 현재의 시장 교착 상태를 깨뜨릴 수 있을지는 시간이 지나야 알 수 있다. LeBlanc이 언급한 바와 같이, 석유 산업에는 정책 추진뿐만 아니라 글로벌 시장 수요의 맞춤과 가격 안정성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