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경제 성장 둔화는 급속한 자본 유출을 초래하여 엔화의 평가절하 압력을 가중시키고 있다. 일본은 올해 3분기에 8.97조 엔(약 575억 달러)의 경상수지 흑자를 기록했으나, 이는 대량의 직접 투자 및 증권 투자 유출에 의해 상쇄되어 엔화 하락을 더욱 부추겼다. 9월, 거래자들이 엔화 차입 거래를 해소하면서 엔화는 달러 대비 14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지만, 이후 약 10% 하락했다.
분석가들은 미일 금리 차이가 엔화의 지속적인 약세의 주요 원인 중 하나라고 지적했다. 특히, 미국의 신임 대통령 트럼프가 인플레이션을 자극할 정책을 도입할 가능성을 고려할 때, 연준이 높은 금리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되어 엔화가 추가적인 압박을 받게 될 것이다. 그러나 일본의 무역 및 투자 흐름의 구조적 문제도 엔화 약세의 중요한 요인이다. 직접 투자와 증권 투자의 유출이 경상수지 흑자를 상쇄하여 엔화의 잠재적 회복 공간을 제한하고 있다. 일본이 3분기에 12.2조 엔의 기본 수입 흑자를 기록했음에도, 주로 해외 투자 수익에서 기인한 것임에도 불구하고, 무역 적자의 확대는 엔화 평가절하 압력을 계속 가중시키고, 외화를 충당하기 위해 엔화가 매도되고 있다.
다른 주요 경제체와 비교해 볼 때, 일본은 해외 투자를 유치하는 데 상대적으로 약세를 보이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의 자료에 따르면, 올해 6월 말 기준으로 일본의 외국인 직접투자가 국내 총생산(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8.3%로, 세계 20대 경제체 중 최저 수준이다. 반면, 영국은 99%, 미국은 57%에 이른다. 1996년 이래 분기마다 일본으로 유입되는 직접 투자보다 유출이 많았다는 자료는 일본 시장이 외국 자본의 진입 장벽이 높다는 것을 시사하고 있다.
분석에 따르면, 일본의 복잡한 비즈니스 환경, 낮은 성장률, 비교적 작은 시장 규모는 외국 자본의 투자 의욕을 더욱 억제하고 있다. 일본 중앙은행의 추정에 따르면, 일본의 잠재 경제 성장은 지난 20년간 거의 정체 상태에 있었고, 이는 자본 유출 추세를 더욱 가속화했다. 일본 경제 성장 둔화와 세계 금리 차이의 확대에 따라 엔화의 전망은 여전히 압박이 가중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