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에서는 유럽중앙은행이 경제가 약세를 보임에 따라 금리를 추가로 인하할 것으로 예상하면서, 유로는 최근 하락세가 심화되어 8월 이후 최저점에 근접했다. 뉴욕 거래 세션에서 유로는 달러 대비 0.2% 하락하여 1.0793달러를 기록했다. 시장의 불확실성은 주로 유럽중앙은행 내부의 통화정책 신호와 외부의 지정학적 위험에서 비롯된다.
유럽중앙은행 관리위원회 위원인 마리오 센테노의 최근 발언이 시장의 완화 기대를 불러일으켰다. 그는 향후 데이터에 따라 은행이 통화 완화의 강도를 높일 수 있음을 암시했다. 이어서 유럽중앙은행 총재인 라가르드는 금리 조정의 방향은 비교적 명확하지만, 구체적인 속도는 향후 상황에 따라 달라질 것이라고 밝혔다. 이러한 일련의 발언은 유로존 경제 전망에 대한 시장의 우려를 더욱 가중시켰다.
유로가 지속적으로 압력을 받는 배경에는 내부의 경제 둔화뿐만 아니라 외부의 강력한 달러 요인이 있다. 미국 대통령 선거가 임박하면서 시장은 공화당 후보인 트럼프가 다시 승리할 가능성이 있다고 예상했고, 이는 달러 수요의 급등을 초래했다. 투자자들은 트럼프가 더 높은 관세 정책을 취할 가능성이 있으며, 이는 미국의 인플레이션 수준을 높이고 글로벌 지정학적 긴장을 악화시킬 수 있다고 예측했다. 이러한 배경에서 달러의 매력도가 증가하면서 유로에 더 큰 하락 압력을 가하고 있다. 분석가들은 트럼프의 승리가 미국의 수입품에 대한 더 높은 관세를 부과할 가능성이 있으며, 달러 강세를 크게 만들어 유로가 1달러 수준으로 하락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유럽 시장 역시 유럽중앙은행이 계속해서 금리를 인하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으며, 특히 최근 인플레이션 데이터가 예상보다 낮았을 경우에 더욱 그렇다. 통화 시장은 투자자들이 유럽중앙은행이 12월 회의에서 금리를 50베이시스 포인트 인하할 것으로 보고 있음을 보여주며, 이러한 금리 인하 기대는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스왑 거래의 데이터에 따르면, 2025년 말까지 유럽중앙은행의 금리가 총 135베이시스 포인트 인하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러한 완화적인 통화 정책은 분명히 유로의 평가절하 압력을 증가시킨다.
한편, 시장은 유로가 달러 대비 1.08달러 이하로 떨어질 것이라고 단기적으로 베팅하고 있다. 미국 증권보관계산청(DTCC)의 데이터에 따르면, 옵션 시장에서는 유로가 계속 약세를 보일 것이라는 최대 베팅이 존재한다. 모건 스탠리와 ING 같은 금융기관들은 유로가 달러와 더 가까운 가치로 떨어질 가능성을 경고하고 있다. 골드만 삭스는 만약 트럼프와 공화당이 선거에서 승리할 경우 유로가 10% 하락할 수 있으며, 이는 유로가 1달러 이하로 떨어질 가능성을 크게 증가시킬 것이라고 예측했다.
골드만 삭스의 분석에 따르면, 트럼프가 당선되면 미국이 더 높은 관세 정책을 추진하고 국내 세금을 인하하여 경제 성장을 자극할 수 있다. 이러한 조치는 미국 인플레이션을 가속화하고 중앙은행이 보다 높은 금리 정책을 취하도록 할 것이다. 이에 대비해 유럽의 낮은 금리 환경은 달러를 더욱 매력적으로 만들 것이다. 유로는 10월 이후 2.7% 하락했으며, 이는 이 통화의 미래 여정에 대한 시장의 부정적인 예측을 더욱 반영한다.
비록 장외거래에서 유로가 패리티 이하로 떨어질 것이라는 헤지 거래는 크게 증가하지 않았지만, 모건 스탠리는 최근 유로의 매도 강도가 증가하고 있다고 지적했으며, 특히 몇몇 풋 옵션의 목표 가격은 1달러 부근에 설정되어 있다. 시장의 리스크 리버설 지표도 유로의 부정적인 심리가 최근 3개월 내 최고점을 찍었고, 유로 헤징의 비용이 꾸준히 상승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향후 몇 주간 시장의 움직임은 유럽중앙은행의 정책 변화와 미국 선거 상황의 추가 발전에 달려 있을 것이며, 유로의 운명은 이중적인 압박 속에 결정되지 않은 상태로 남아있다.